은행권의 희망퇴직 시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억원의 특별퇴직금을 받으며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젊은 직원들도 늘어났으나, 올해 연말에는 은행권을 향한 상생 압박이 변수로 부상했습니다. 희망퇴직은 신규채용을 위해 필요한 제도지만 규모를 줄여가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았습니다. 전 직급 10년 이상 근무, 만 40~56세 직원들이 대상으로 월평균 임금의 20개월 치, 주요 대상인 만 56세에게는 28개월 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하는 조건이었습니다.
Sh수협은행도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진행했습니다. 1급 이상은 입사 18년차, 2급 이하는 입사 15년차 이상 근무자가 대상입니다. 특별퇴직금은 1967~1969년생은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총 인건비의 85% 수준입니다. 1968년생은 임금피크제 미도래기간의 50%, 1969년생은 임금피크제 미도래기간의 37.5%를 더해 주는 조건입니다. 그 외 직원의 경우 월평균 임금의 20개월 치입니다.
신한은행은 올해 1월과 8월에 희망퇴직을 단행했습니다. 하나은행은 매년 상·하반기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을 실시하는데, 올해는 1월과 7월 두차례 진행했습니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하반기에 대상을 모든 직급의 근속연수 15년 이상, 1983년 이전 출생 직원으로 선정해 만 39세까지 희망퇴직이 가능했습니다. 은행들의 실적이 역대급 호황을 기록한 만큼 '조건 좋을 때 떠나자'며 최근 희망퇴직을 기다리는 젊은 직원들의 요구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내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전망입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1967~1972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우리은행의 경우 1967~1980년생이 대상이었습니다. 매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도 비슷한 절차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권이 희망퇴직 때 매년 수억원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면서 희망퇴직자들은 매년 각 은행 연봉 톱5에 들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가 공개한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1인당 희망퇴직금 지급액 평균은 지난해 기준 3억5548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인당 희망퇴직금은 하나은행(4억794만원), KB국민은행(3억7600만원), 우리은행(3억7236만원), NH농협(3억2712만원), 신한은행(2억9396만원) 순이었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하나은행에서는 희망퇴직을 한 관리자급 직원의 퇴직 소득이 일반퇴직금과 특별퇴직금을 더해 11억300만원에 달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만 올해 연말에는 유독 희망퇴직에 대해 조심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상생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수억원의 퇴직금 잔치가 벌어지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경우 특별퇴직금 규모를 전년(최고 월평균 임금 39개월 치)에 비해 축소하면서 신청자 규모가 지난해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다른 은행들도 희망퇴직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