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정의 커리어살롱
연봉 점프업의 비밀 1편: 산업구조 관점
- 당신의 첫번째 회사가 미래 당신 연봉을 대부분 결정한다.
1️⃣ 한 대기업의 40대 직장인이 이런 말을 합니다. “동일한 대학을 졸업하고 그룹에 동기들과 동일하게 입사했습니다. 이후 저는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덕분에 빠르게 승진도 했습니다. 그런데 대충 회사 다니는 다른 회사의 제 동기는 저보다 훨씬 연봉과 보너스가 높더군요. 어떤 친구는 바이오 회사에 가서 IPO로 떼돈을 벌고. 정말 억울합니다.”
2️⃣ 나는 집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이에 아파트에 대해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냥 부모님이 사셨던 강북의 어느 곳에 집을 얻어 살았고 이사도 그 주변에서 했습니다. 내가 집을 살 당시에는 강북이 강남이나 분당 등과 가격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 나이 또래 사람들의 부의 차이는 어떻게 결정되었을까요? 흥미롭게도 “얼마나 회사에서 잘나갔는가?”가 아니라 “어디에 집을 샀는가?”에 따라 결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되었습니다.
직장에서의 연봉 또한 유사합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그것은 자신이 첫 직장을 선택하는 순간 자신의 평생 연봉의 대략치의 50% 이상이 이미 결정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나도 몰랐습니다.
3️⃣ 내가 “일의격”이라는 책에도 썼지만 연봉은 자신의 재능과 노력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비율은 대략 30% 이하 정도일 것입니다. 나는 배구선수 김연경의 연봉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김연경은 100년만에 한번 나올까말까 하는 선수라고 합니다. 김연경은 세계 남녀배구 통틀어 최고금액의 연봉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금액이 얼마인줄 아세요? “16억 3천만원”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 금액이 크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지만 호날두는 1,820억원이고 세계 10위권내 스포츠 선수의 연봉은 대개 1,000억원이 넘는 것을 고려하면 터무니 없이 낮은 금액입니다.(전 세계 10위 내에는 축구 3명, 농구3명, 권투1명, 골프2명, 테니스1명) 연봉이 1/10도 아닌 1/100의 차이입니다. 여기에 광고수입 등을 고려하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질 것입니다.
김연경이 다른 스포츠 선수보다 재능이나 노력이 적었을까요? 그럴리가 없습니다. 그녀는 최고의 재능을 가졌고 더하여 죽도록 노력했습니다. 무려 세계최고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그렇게 낮은 연봉을 받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녀가 속한 업종의 구조에 한계가 있기 떄문입니다. 그 업종 자체가 인기가 낮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에 거기에서 아무리 잘해도 받을 수 있는 연봉은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4️⃣ 그러므로 산업이나 업계의 구조가 여러분들의 연봉을 한계짓는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인건비로 대부분의 매출을 내며 겨우 이익을 내는 브랜드가 낮은 컨설팅이나 서비스 업계에 있으면 여러분들이 창업자가 아닌 이상(창업자는 인건비 중심의 낮은 마진이라도 규모를 키우면 부를 만들수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나도 상승될 수 있는 폭은 높지 않습니다. 겨우 먹고사는 하청제조, 유통 업체에 있으면서 높은 연봉을 기대하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반면, 높은 시장장악력과 이익창출력을 가진 테크기업, 금융, 높은 브랜드 등은 적은 수의 인력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산업이나 업계의 이익구조가 천년만년 지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과거 최고의 이익과 주가로 최고 수준의 연봉과 보너스를 지불할 수 있었던 통신, 석유화학 회사 등의 지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 등이 그 예입니다(물론, 지금도 절대적 수준과 안정성은 높습니다).
5️⃣ 그러므로, 여러분들이 연봉을 고려한다면 다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1) 내가 속한 산업과 업계의 비즈니스 구조가 높은 연봉을 지불할 수 있는 구조인가? 2)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한가? 높아질 수 있는 구조인가? 낮아질 수 있는 구조인가? 그냥 이대로 지속될 구조인가?
6️⃣ 여러분들이 연봉의 관점에서 이직을 고려한다면 동일한 산업의 유사한 경쟁사나 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는 큰 merit가 없음을 기억하세요. 여러분들을 영입하는 기업들이 당장 높은 연봉을 준다고 해도 그것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일 산업의 비슷한 업계라면 이직시의 높은 연봉 제공은 당장의 필요로 인해 무리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이동한 이후 연봉 상승은 최소화될 것입니다. 또한, 당신이 제대로 성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회사는 슬슬 부담을 느끼고 기존에 오래 근무해왔던 동료들은 여러분을 비난하게 될 것입니다.
7️⃣ 연봉을 점프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여기에서 말한대로 구조적으로 연봉을 더 줄 수 있는 업종으로 점프업 하는 것입니다.
8️⃣ 그러나 불행히도 당신이 기존 회사에서 쌓은 역량과 전문성을 넘어 다른 도메인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B2B회사를 다녔던 사람이 B2C로 가기 어려울 것이고, 제조사를 다녔던 사람이 금융사로 이동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건설회사 출신이 테크회사로 이동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국내회사 출신이 글로벌로 이동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첫번째 회사, 첫번째 직무가 당신의 미래의 연봉 대부분을 결정한다는 것이 그리 틀린 말이 아닙니다. 물론, 당신이 첫번째 회사를 잘 모르고 선택했을 수도 있고, 스펙부족으로 받아주기에 간 회사일 수도 있습니다.
9️⃣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늦은 것도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었고 이 구조를 이해했다면 전략을 세우면 됩니다. 여러분들이 50세가 넘지 않은 이상 아직도 기회는 남았기 때문입니다. 20~30대라면 더 좋습니다.
🔟 물론, 연봉만을 보고 움직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연봉이 높지 않아도 현 회사와 직무, 그리고 동료들에 만족한다면 그것도 괜찮습니다. "거인의 리더십" 책에서도 말했지만 커리어 영역에는 더 좋은 것도 더 옳은 것도 정답도 없습니다. 자신의 삶의 철학과 가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2편에 계속 -
by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 |